남편과 결혼한 지 3년이 지났다. 우리는 대학 독서 동아리에서 만났고, 학교 시절 내내 "노총각 노처녀 부부"라며 놀림을 받았지만, 조용히 앉아 좋아하는 책을 함께 읽는 시간이 우리에겐 최고의 행복이었다. 날마다 반복되는 평온한 일상 속에서 나는 점점 현실을 벗어나 에로 소설의 여주인공이 되는 환상에 빠지게 되었고, 욕망에 사로잡히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나와 같은 은밀한 환상을 품고 있는 사람을 만났다. 그와 나는 약속을 했다. 일상에 흔들림 없이, 공공장소에선 완전한 남처럼 행동하며 오직 우리만의 환상을 현실로 만들어가기로. 이 약속 뒤에는 단순한 일탈을 넘어서는, 일상의 경계를 초월한 깊은 연결이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