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이라는 공간에서 환자들의 눈을 피해 다양한 비밀스러운 관계가 자라난다. 근무 틈새마다 의료진과 간호사 사이에 숨겨진 감정이 피어오르며, 환자들은 의사와 간호사가 문을 닫은 뒤 몰래 만난다는 사실을 전혀 모른 채 있다. 병원 내에서 벌어지는 이러한 불륜과 은밀한 유대는 인간관계의 왜곡을 상징한다. 본 작품에서 에도가와 케이지는 각 장면마다 상상력 넘치는 해설을 더하는 이야기꾼 역할을 맡아, 의료진과 간호사의 숨겨진 면모는 물론 환자들의 환상까지 드러낸다. 의사의 역할은 생명을 구하는 것을 넘어서, 간호사와의 관계를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정서적 불안정을 보상받는 복잡한 심리적 동력을 보여준다. 또한 이러한 관계를 지켜보는 환자들의 시각이 작품에 몰입감을 더한다. 병원이라는 환경 속에서 전문적인 삶과 사생활이 얽히며 왜곡된 인간관계의 실체가 드러나고, 이를 배경으로 전지적 시점에서 전개되는 단편 형식의 이야기가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