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흐르면서 강간 묘사도 진화해 왔다. 일견 불필요하고 우회적인 행동들이 오히려 이상한 쾌감을 풍기기 시작한다. 눈 덮인 산속에서 세일러복 차림의 여고생이 노출되는 장면은 단순한 장치를 넘어 이야기 그 자체가 된다. 팬티를 그대로 두고 가위로 꼼꼼히 잘라내는 행위는 이상하게도 에로틱한 긴장을 만들어낸다. 소녀가 몸부림치며 도망치려 할 때, 시의적절하게 등장한 음경이 "안녕"이라 말을 걸며 시대의 검열 허용 한도 내에서 가능한 최대한의 폭력을 포착한다. 바로 이 불편함이 작품의 핵심적인 매력 중 하나다. 특히 옷을 절단하는 행위는 더 자유로운 시대에만 가능했던 독보적인 표현으로, 현실성보다 위험과 긴장을 중시하는 현대 관객들의 감정을 자극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