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내 방, 문득 초인종이 울린다. 이 시간에 누굴까? 문을 열자 익숙한 여자가 서 있었다. 학창 시절 친구이자 절친의 여자친구인 모모노기 카나였다. 망설임도 설명도 없이 그녀는 안으로 들어온다. 남자친구와 싸워 집을 나왔다는 것이다. 나는 그녀에게 룸웨어로 갈아입게 하고, 싼 술과 인스턴트 라면을 건넨다. 약간 취한 그녀가 내게 기대온다. 날씬한 어깨의 은은하게 드러난 곡선이 내 마음을 요동치게 한다. 그녀가 갑자기 "…목욕!"이라고 외치자, 나는 잠시 정신을 차리고 떨어진다. 그러나 무너져가는 나의 도덕을 지키기엔 역부족이다. 맨얼굴, 머리카락엔 여전히 익숙한 샴푸 향이 남아 있는 그녀와 나는 등과 등을 맞대고 침대에 누운다. "저기… 잠 안 와?" 그녀가 속삭인다. 정신이 혼미하고 무방비한 채로, 나는 그녀를 향해 손을 뻗는다. 신이 있다면, 이 이기적인 행동을 용서해 주시기를 빌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