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속삭이길, "누드 모델 한번 해보고 싶어" 했을 때 나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전업 주부로 지낸 지 5년, 아이의 삶도, 나의 삶도 지루하고 파란 없이 흘러왔다. 이 단조로움 속에서 아이는 "한 번만 마음껏 해보고 싶다"는 욕구를 더 이상 억누를 수 없었던 것이다. 나는 누드 촬영에 대한 망설임이 있었지만, 직장에서 오시마 감독에게 그 걱정을 털어놓았다. 그런데 우리와 상의도 없이 그는 "훌륭한 사진 작가를 알고 있다"며 스스로 일정을 잡아버리고 만다. 결국 우리는 막연한 불안과 준비되지 않은 마음으로 스튜디오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