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키는 세뇌 최면을 다루는 실력자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 이 능력을 가진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며, 그들 사이에서도 스즈키는 스스로를 '능력 옹호자'라 칭하며 세뇌라는 정교한 과정에 깊이 몰두하고 있다. 그에게 세뇌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정교하고 고도로 다듬어진 기술이다. 그러나 그가 가장 경멸하는 것은 서투르고 저질스러운 세뇌다. 그런 엉터리 작업을 목격하면 강한 혐오감이 들며, 심지어 메스꺼움까지 느낀다. 어느 날, 그는 한 사서에게 행해진 세뇌 사례를 접하게 된다. 절차는 명백히 낭비적이었고, 보기에도 서투르고 아마추어적인 실수의 연속이었다. 사서의 눈은 텅 비어 있었고, 움직임은 부자연스러웠으며, 마치 고장 난 인형 같았다. 스즈키에게 이 세뇌는 의식의 '나사'를 무심코 분해하는 것과 다름없었고, 그의 신념에 정면으로 어긋나는 행위였다.